2020년 상가취득

지금 내가 40줄에 들어섰지만 아직도 난 내가 어른인가? 싶고..

결혼하면서 아이가 생기면서 좀 어른처럼 느껴질가 싶었지만

아직도 난 내가 덜 성숙한 인간이라고 느껴진다. 

 

아버지는 현재 경기도에서 세탁소를 운영중이다. 아주 작은 규모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아버지께 월 50씩 용돈을 드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7년 내가 전문의 따고 부터는 75만원씩 드렸었다.

 

집을 다 짓고 그 해 둘 째 아들이 생겼고 1년 좀 못되어 갑자기 아버지가

아버지 계신곳의 상가를 하나 사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그 당시 난 거의 4억에 가까운 빚이 있으니 당연 손사레를 쳤었다. 

아버지 세탁소의 월세계약이 거의 끝나가고 근처에 괜찮은 상가가 하나 있는데

그것을 취득해 본인이 그곳에서 세탁소를 이어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보여준 상가는 바로 길건너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의 2층 상가였다.

외부로 노출된 곳이 아니라 오직 주상복합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상가나,

사무실 같은 곳으로 쓰이는 곳이었다. 

당시 임대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0만원 (VAT미포함) 을 내고 있었다. 

상가의 수익률은 그동안 봐왔던 것에 의하면 수익률 5% 정도를 생각하면 되었다. 

 

그렇다면 적정 가격(X)은?

X * 0.05 / 12 = 90, X = 90*12/0.05, X = 216,000,000

전 주인의 처음 제시 가격은 2억 1천만원이었다. 

 

당시 아버지에게 3000만원의 목돈이 있었고

이리저리 계산해본 바로 내가 추가로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제 1금융권 대출은 1억 5천만원 정도..

아버지는 네고에 들어갔다. 평소 막무가내식 아버지를 부끄러워 하지만..

아버지가 또 부동산과 막무가내식 네고를 할 때는 나는 짐짓 모른척..

부끄러운 아버지를 살짝 외면한 채 최대한의 성과가 나오도록 잠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결과는 대단했다. 무려 1억 7천만원... 

 

전 주인분은 딸 결혼비용 마련이 급했고, 더불어 당시 온 나라를 덮치고 있었던 코로나 때문이었다. 

코로나로 상가를 사겠다는 사람은 씨가 말랐고 그 덕을 본 것이다. 

같이 은행을 가면서 전 주인분은 아버지가 수완이 대단하세요. 라며..

칭찬인지 핀잔인지 모를 얘기를 내게 했었다. 

 

결국 2020년 4월 계약을 했다. 1억7천만원 짜리 상가 취득.

난 추가로 1억 4천만원의 빚이 생겼고, 아버지에게 3000만원을 보증금 명목으로 받았고

월세 90만원을 용돈이라고 생각하면 되었다. 물론 거기에 나는 세금이 더 나간다. 

40년 살아오면서 첫 효도다운 효도를 한 느낌?

 

어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문제인 노인빈곤의 대표주자가 우리 아버지다. 

집 없고, 은퇴하고 나서 계속 경제활동을 해야하고, 결국엔 자식에게 의지해야 하는.. 

어쩌면 내가 이 블로그를 쓰며 행복한 은퇴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아버지 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2020년 4월, 와이프, 3살 아들, 1살 아들, 나, 차 두대, 집 한채(6억5천), 상가 하나 (1억8천), 빚 5억5천, 자산 2억8천

 

2020년 2억5천에서 11개월후 2억8천..

둘 째 아들이 태어나면서 와이프의 모닝을 장모님께 드리고 수입 SUV를 샀다. (7000만원)

차 새 집에 들어가는 이런 저런 가구들..

둘째 출산하면서 들어간 많은 비용들 등 때문에 자산이 크게 늘지를 않았던 거 같다. 

 

상가 계약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가 나를 xx(첫째아들 이름)아빠 라고 부르셨다. 

XX아빠가 알아서해 .. XX아빠 생각은 어때..

아주 살짝 내가 어른이 된 건가? 싶은 기분이 들었다.